전도서의 헛됨 헤벨은 허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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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의 '헛됨(헤벨)'은 허무가 아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 1:2)
많은 사람들은 이 구절을 읽으며 전도서가 인생을 비관하고, 삶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도서를 '허무주의의 책'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원문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의미가 드러납니다.
전도서에서 '헛됨'으로 번역된 단어는 헤벨(הֶבֶל, Hevel)입니다.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숨결(Breath)
입김(Vapor)
안개(Mist)
잠시 피어올랐다 사라지는 수증기
즉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잠시 존재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도서는 세상이 의미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영원히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세상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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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벨은 허무가 아니라 '덧없음'이다
우리는 겨울 아침 입김을 내쉬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잠시 보이다가 금세 사라집니다.붙잡으려고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습니다. 헤벨은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음도, 건강도, 재산도, 명예도, 권력도,시간도
모두 잠시 우리에게 맡겨질 뿐 영원히 소유할 수 없습니다.
전도서는 이것을 보고
"모든 것이 헤벨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전도서의 핵심은
"인생은 의미가 없다."
가 아니라
"인생은 하나님 없이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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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사실, 아벨의 이름도 '헤벨'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가인의 동생 아벨의 히브리어 이름 역시 הֶבֶל (헤벨)입니다.즉 전도서의 "헛됨"과 창세기의 "아벨"은 동일한 단어입니다.
아벨은 의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제사를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너무도 짧았습니다. 갑작스럽게 형 가인에게 살해당했고 인간적으로 보면 그의 삶은 너무 허무해 보입니다. 그의 이름은 마치 그의 삶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짧은 생명, 붙잡을 수 없는 시간, 숨결처럼 지나간 인생.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벨을 기억하셨습니다.
세상은 그의 생명을 빼앗았지만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영원히 기억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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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의 이름은 '얻다', '소유하다'
반면 가인의 이름은 다릅니다.
창세기 4장 1절에서 하와는 말합니다.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창세기 4:1)
여기서 "득하였다"는 히브리어 카나(qanah)이며, 가인(Qayin)의 이름과 연결됩니다.
이 단어는
얻다
획득하다
소유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성경은 가인이 '소유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름의 의미와 그의 삶을 함께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조가 나타납니다.
가인은 자신의 방식대로 하나님께 나아갔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해 동생을 죽였으며, 심판 이후에는 성을 건설하여 자신의 삶과 이름을 견고하게 남기려 했습니다(창세기 4:17). 반면 아벨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채 짧은 생을 살았지만 하나님께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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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으려는 인간과 맡겨진 인간
이 두 사람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묵상이 가능합니다.
가인은
얻으려는 사람
붙잡으려는 사람
자신의 힘으로 안전을 확보하려는 사람
아벨은
하나님께 맡겨진 사람
자신의 삶이 헤벨임을 보여주는 사람
하나님께 의지하는 사람
이것은 단순한 이름 풀이를 넘어 인간 삶의 두 방향을 보여 줍니다. 우리 역시 평생 무언가를 얻기 위해 살아갑니다.
돈을 얻고, 명예를 얻고, 성공을 얻고, 인정을 얻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전도서는 말합니다.
그 모든 것도 헤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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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인생
헤벨을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호흡입니다. 우리는 숨을 들이쉽니다. 그리고 다시 내쉽니다. 그 숨을 붙잡아 둘 수는 없습니다.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살아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내일도 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재산도, 시간도, 건강도, 가족도, 직장도, 모두 하나님께서 잠시 맡기신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것을 영원한 내 것처럼 붙잡으려 합니다. 전도서는 바로 그 집착을 내려놓으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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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가 말하는 진정한 지혜
전도서는 반복해서 권면합니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나니 이것도 내가 보니 하나님의 손에서 나는 것이로다."
(전도서 2:24)
또한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제 몫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전도서 5:19)
즉 전도서는 세상을 버리라고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오늘 허락하신 삶을 감사함으로 누리라고 말합니다. 미래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영원한 소유를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오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몫을 기쁨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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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의 마지막 결론
전도서는 마지막에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전도서 12:13)
이 한 구절이 전도서 전체를 요약합니다. 세상은 헤벨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 세상은 붙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전도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헤벨을 붙잡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을 붙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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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 적용하기
오늘도 우리는 많은 것을 얻으려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얻어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조차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숨결입니다.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께 받은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붙잡기보다 맡겨야 합니다. 소유하려 하기보다 감사해야 합니다. 내일을 염려하기보다 오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하루를 기쁨으로 살아야 합니다.
전도서가 말하는 '헤벨'은 허무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바라보라는 초대입니다.
가인은 얻으려 했고, 아벨은 헤벨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도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는가?"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애쓰기보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오늘을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전도서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참된 지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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